초동수사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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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크럭스 컨설팅 팀 황진표입니다.
상담 기간이 도래하여 여러 자료를 더 제작하고자 했는데, 상담 준비 과정에 박차를 가하느라 그 우선순위가 밀린 상태입니다. 내담자 분들 이외의 더 많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데, 물리적 시간상 한계로 어렵다는 점이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래도 가장 도움이 될 법한 내용은 결국 크럭스 팀이 상담 준비를 하며 보고 있던, 원서 영역이 가열차게 진행되는 상황을 간략하게나마 설명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경우, 미적/과탐 응시자의 교차 지원자를 포함하여 현재 자연계 학생들이 살펴볼 만한 인서울 상위권(특히 서연고 자연계) 및 인서울 약대 구간을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구간에 담당하는 타 컨설턴트분들과 논의하여 인서울 자연계 상위권 대학과 맥이 닿는 곳들을 분석하고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올해 해당 구간, 그리고 전반적인 정시 상황을 파악했고, 이를 어떻게 가공할까 고민하다가 관련 소재가 생각나여 글을 작성하고자 했습니다. 올해 2024학년도 정시 입시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이에 대한 대처법을 '수사(Investigation)'에 빗대어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당장 제가 상담했던 학생에게도 올해의 전반적인 상황을 설명드릴 때 종종 사용했던 비유이니, 이를 통해서 제가 상담하는 방식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수사의 방식
특정 범죄 혐의가 인지되면, 수사기관은 해당 범죄에 대해 수사를 할 수 있습니다.
이때 범죄 검거율은 초동수사에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과학 수사가 아직 발달하기 이전인 1990년대 초동수사까지는 범죄 검거의 핵심인 '증거'를 골든타임 이내에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존재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장기 미제인 사건들이 존재하기도 하고요. 대표적인 예시가 치과의사 모녀살인사건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고, '용의자'를 '1차 수사망'에서 배제한 경우, 수사기관은 엉뚱한 수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자신들의 수사망에 범인이 없다는 것을 끝까지 조사해보고 나서야 수사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이미 그때는 늦었습니다.
범인이 이미 도망갔거나, 이미 추가 범죄를 연쇄적으로 저질러 사회에 큰 악영향을 남겼을 겁니다.
그리고 그러한 범죄 검거 실패는 수사 기관, 나아가 국가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것이고요.
입시의 초동수사
근데 왜 갑자기 수사 이야기를 하냐고요?
제가 직접 상담도 해보며 학생들 이야기도 듣고, 간간히 오르비에 올라오는 글들을 살펴보기도 하고, 실제 저희 자료로 분석한 올해의 상황을 보니, 너무나도 위와 같은 오류가 많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초동수사에서 1차 용의자를 잘못 설정하면 수사기관이 2차 수사에서 1차에서 거른 용의자를 다시 보지 않는 것처럼, 현재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심지어는 입시 기관들)마저도 같은 우를 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초동수사에서 수사 기관이 '증거'를 확보하여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처럼, 정시 영역에서는 합격 가능성을 타진하는 데 있어의 '근거'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원서를 작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정시를 전반적으로 관여하는 입시 예측 업체들과, 이를 보고 있는 대다수의 학생들은 이미 같은 오류에 빠져, 마치 "비정상이 정상이고, 정상이 비정상"인 채로 입시를 치르고 있습니다.
근시안적 시야. 그리고 위험 회피 가능성.
인간을 포함한 동물은 불안감, 실패 가능성 등의 위험한 상황에 놓였을 때, 더더욱 자신의 것을 고수하고, 더더욱 안전한 것을 지향합니다.
이는 입시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들고 있는 점수가 부족하여 내가 원하는 학과의 합격 가능성이 낮아질 때마다, 그럴수록 현실에 타협하고 더더욱 나의 점수를 소중하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리고 그것이 마치 '합리적'인 행동인 것마냥 생각하며 자신의 선택에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합니다.
인간은 이성의 동물. 과연 그것이 맞을까?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렇게 점수를 소중히 쓰겠다는 생각 하에 내린 판단은 이미 '왜곡'되어 있습니다.
왜냐?
이미 본인은 '위험'이 산재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하나의 존재자이므로, 현재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입시판에서 이러한 정보를 공급하는 '제공자' 또한 같은 마인드로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그 정보가 과연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가장 적확하게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즉, 이미 이 입시판에 특정 한 주체로 참가하는 사람들은 정말 객관적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조차 비합리적인 면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입시적 거리두기
벌써 4년 가까이 시간이 지나갔는데, 코로나19가 발생함으로써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국적으로 시행이 되었었습니다.
그 당시에 그렇게 거리를 두면서 여러 부작용들도 발생했지만, 그 과정 속에서 사람과의 소통이 생각보다 중요했다는 통찰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당장 어린 아이들이 마스크를 끼고 초등학교에 등교했다보니, 코로나 기간 동안 학생들의 언어 습득 평균 나이가 증가했다는 뉴스도 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이러한 통찰을 과연 기존의 소통 과정에서만 머물러 있었다면 알 수 있었을까요?
소통의 '부재', 즉, 소통과의 '거리'를 두었기에 알 수 있었던 통찰이라고 생각합니다.
입시판 또한 동일합니다.
지금 내가 존재하는 현재의 상황에만 머무르면 오히려 자신의 시야를 좁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상황에서 한 발짝 벗어나 전체 상황을 관망하여 '초기수사에서 놓쳤던 1차 용의자'를 붙잡아야 한다고 봅니다.
즉, 단순히 나의 점수와 해당 학과의 예측 점수가 (약간이라도) 멀다고 미리서부터 단념하는 것은 나의 시야를 되려 좁히는 행동일 수 있습니다.
더더욱 올해는 국어와 수학 등 주요 과목이 둘 다 어려웠던 불수능이었다 보니, 그러한 괴리감과 그러한 위험감이 굉장히 자신의 선택을 제약하는 상황입니다.
예컨대, 영어 1등급과 2등급 때문에 지원이 갈리는 연고대 구간에서도 예측 컷이 과하게 과열되는 몇몇 공대를 주시하고 있으며, 그 윗구간에서는 영어의 등급은 물론 국어와 수학의 점수 배정 구조에 따라 인서울 상위 가군 약대의 표본 양분 가능성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제가 언급한 학과들 이외에도, 생각보다 인서울 학교들의 전반적인 구조들이 자신의 '안전성'을 더더욱 강조하다 보니, 오히려 각 대학들을 걸치고자 하는 수요가 예년 대비 더더욱 굉장히 큰 상황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마저도 한 발짝 벗어나 상황을 관망하고 자신의 감정을 초연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해당 예측들이 진짜로 실제 현실의 상황과 부합하는지, 이러한 상황을 다른 학생들은 어떻게 반응할지, 그리고 그 반응에 맞춰 그 학생들이 어떻게 전략을 바꿀지 등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나의 위치와 내가 쓰고자 하는 학과의 가능성을 더욱 명확히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즉, '나'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한 발짝 벗어나 '제3자'의 관점에서 입시를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입니다.
올해의 입시는 수능부터 정시 원서 접수 과정까지 그 어느 해보다도 까다로운 해라고 보입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객관적으로, 이성적으로 현재 상황에서 벗어남으로써 자신의 위치는 어디이고, 자신과 비슷한 학생들의 행동 양태는 어떨지 판단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올해 입시 상황과 관련하여 궁금하신 분들은 댓글 남겨주십시오. 시간이 난다면 댓글로 한 번 이야기 나눠보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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