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9/02 제2차 모의수능] 모의 수능으로 본 최상위권 전망과 경향 및 대책 (1) - 출제 경향의 아웃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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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출제 경향의 아웃라인
(ORBIS OPTIMUS 운영자)
전체적으로 9월 2일에 실시된 이번 교육과정평가원 주관 제2차 모의 수능 (이하 모의 수능) 시험을 구성하고 있는 문제들의 특성은 '실험적이면서도 안정적이다' 로 요약된다. 이번 모의 수능은 실시되기 전부터 실험적인 문제가 출제될 것이라는 예고로 인해 시험의 난이도가 어느 정도가 될 것인가에 관해 수험생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렇지만 실제 시험은 예상보다는 급진적이지 않았으며, 정말로 실험적인 문제는 손에 꼽기도 힘들 정도였다.
시험의 난이도는 2003학년도 수학능력시험 수준으로 회귀한 감이 있으며, 실제 응시자들의 점수 분포도 2003 수능과 거의 일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1학년도 ~ 2002학년도에 걸쳐서 수능 시험의 심한 난이도 변동으로 인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을 감안할 때, 2002 수능 - 2003 수능 - 2004 제2차 모의 수능이 모두 비슷비슷한 난이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개별 문제들의 난이도 분포 측면에서도 이제는 개선의 여지가 크게 남아있지는 않다는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매우 발전된 출제진의 역량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언어 영역의 경우, 지난 제1차 모의 수능에서 2001 수능 수준으로 갑자기 떨어진 난이도가 2003 수능 수준으로 다시 높아졌다. 듣기·쓰기 문제는 97학년도 수능 이후 처음으로 13문제로 늘었으며, 난이도도 지난 제1차 모의 수능에 비해서는 높아졌다. 문학 지문에서는 생소한 표현을 담은 선지항이 많아서, 언어 영역 상위 1% 이내의 수험생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답을 고르기 이전에, 선지항 자체가 정확히 무슨 뜻을 담고 있는가를 해석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특히 이번 시험에서 쓰기 문제 직후에 배치된 현대시 문제는 매우 익숙한 지문이 출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난이도가 높아 많은 학생들이 처음부터 지레 겁을 먹었을 것으로 보인다. 비문학 지문은 전체적으로 문학 지문보다는 난이도가 낮았지만, 초끈이론에 관한 문제는 교양 수준의 물리학 관련 지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심도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시간에 쫓기던 수험생들이 쉽게 문제를 풀어 넘기기 어려웠을 것이다. 유럽과 비유럽의 역사 발전 과정을 그래프로 표현하는 문제, 시상 전개 방식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문제, 끝말 잇기 어휘 문제 등은 참신한 시도였다.
수리 영역의 경우, 실질적인 난이도는 다른 시험에 비해 크게 높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언어 영역 시험의 난이도가 전체 수능 시험의 체감 난이도를 좌지우지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언어 영역의 난이도가 학생들에게 행사하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시험 응시 경험이 부족한 고3 재학생들 위주로 언어 영역에서 정신적인 공황 상태를 겪고 수리 영역에서도 지레 문제 풀이를 겁내는 도미노 현상이 벌어졌을 것이라 예상된다. 시험 문제 자체의 질은 그다지 높지 않아 사설 모의고사 문제를 연상시킨다는 비판도 다소 있었다. 앞 페이지 문제의 난이도는 매우 낮았으나, 뒷 페이지로 갈수록 중상 수준 이상의 난이도를 가진 문제들이 종종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2001 수능의 회전 변환 문제, 2002 수능의 가우스 문제에 버금가는, 최상위권 수험생들을 변별하기 위한 문제들도 일부 출제되어, 개별 문제들의 난이도 분포 측면에 있어서는 매우 이상적인 수준을 실현했다고 판단된다. 상점의 위치에 따른 최소 확보 고객 수 문제는 난이도는 낮지만 올바르게 문제를 해석하지 않으면 혼동을 불러올 수 있는 좋은 문제였고, 원 밖에서 계속 접선을 그어 나가는 문제는 상위권 수험생과 최상위권 수험생을 변별하기에 적당했던 문제로 평가된다.
사회 탐구 영역의 경우, 시험 실시 이전에 매우 난이도가 높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실제 난이도는 2003 수능에 비해서 오히려 더 낮아진 느낌이 있다. 여전히 일부 문제의 난이도는 상 수준을 유지하였다. 그렇지만 몇 문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문제들이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거나 단편적인 지식만을 가지고 있어도 적절한 답을 고를 수 있는 문제였다. 윤리 분야에서 흄이 단독 지문으로 출제된 문제나, 국사 분야에서 출제된 한 양반의 일생에 관한 문제는 수능 체제의 장기간 지속으로 인한 소재의 고갈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선설과 성악설을 그림과 연결시켜 푸는 문제는 참신한 시도였다.
과학 탐구 영역의 경우, 난이도는 2003 수능 수준으로 낮았다. 과학 탐구 영역의 난이도는 2002 수능을 시작으로 하여 2003학년도 9월 3일 모의 수능에서 최고점을 친 이후에 다시 난이도가 급격히 하락하였다. 2003학년도 모의 수능에서 과학 탐구 영역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아서 집중적인 비판을 받았던 여파가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2002학년도 입시 이후로 영역별 반영을 실시하는 대학이 늘어나면서, 전체 수험생의 2/3 이상을 차지하는 인문계와 예체능계 학생들이 과학탐구 영역 공부를 소홀히 하면서 수험생들의 과학 학력이 급격히 저하되었다는 사실도 출제진들을 부담스럽게 한 요소로 여겨진다. 이 영역에서는 전반적으로 문제들의 난이도가 낮았기 때문에 상위권 수험생들은 실수가 성적을 좌우했을 것으로 보인다. 유전자 지문에 관한 문제는 BT 관련 산업이 부각되고 있는 최근 현실을 반영한 문제로 보이며, 지구과학 분야에서 출제된 금성 문제는 내행성의 일반적인 속성과 금성의 최대 이각을 알고 있어야 정확히 풀 수 있는 비교적 난이도가 높은 문제였다. 선택 과목에서는 물리 II 문제의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또다시 물리 II 를 선택한 학생들이 변환 표준 점수 이득을 볼 것이라 예상된다.
외국어 영역의 경우, 2000 수능 시험에서 난이도가 바닥을 친 이후로 매 시험마다 난이도가 꾸준히 올라갔으나, 이제는 어느 정도 답보 상태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2002 수능 ~ 2003 수능 수준에서 난이도를 더 올리기 위해서 출제진들은 이 영역에서의 높은 난이도가 사교육을 부추기고 공교육을 붕괴시킨다는 시민 단체의 맹목적인 비판과, 문법 문제는 고리타분하며 수학 능력을 측정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문제라는 편견을 넘어서야만 하는데, 이 일은 현재로서는 매우 힘겨워 보인다. 공통 영어 수준의 단어만을 바탕으로 문제를 출제해야 한다는 수능 시험의 근본적인 제약으로 인해서, 출제진들은 이 와중에도 학생들을 변별하기 위해 장문 지문을 3개로 늘려 문제 풀이 시간을 촉박하게 함으로써 정확하고 빠르게 지문을 해석할 수 있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구별해 내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법 문제는 3문제로 늘어나고, 문법 문제가 측정하고자 하는 요소들이나 요구하는 지식들이 기존의 틀을 벗어나기는 했지만, 문법 문제의 점수가 평균 1.33점으로 지나치게 낮았던 관계로 외국어 영역 1등급 학생과 2등급 학생을 적절히 변별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여성의 평균 임금 비율의 변화에 관한 문제는 배점이 작은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한 단계 더 사고를 해야 적절한 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였던 관계로 중위권 이하 학생들이 다소 혼란스러워 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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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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