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를 이해하자 (11)
게시글 주소: https://wwww.orbi.kr/00023646945
저번까지 단어와 문장의 이해에 대해서 다루었다. 다음 차례는 문단 또는 글 수준에서 이해에 대한 것이다.
글을 읽으면 머리에 어떤 표상, 다시 말해 어떤 이미지가 들어올 것이다.
분명하고 선명하지는 않더라도 어떤 내용의 흐름이 그려질 것이다.
이것을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글의 내용 그대로를 반영하는 수준이고
다른 하나는 글의 내용에 나의 지식이 반영되어 재구성된 수준이다.
다음 짧은 글을 읽어보자.
필드 플레이어는 4-3-3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한다. 포백은 박주호(울산), 오스마르(서울), 불투이스(울산), 이용(전북)으로 구성되었다. 중원은 세징야(대구), 김보경(울산), 믹스(울산)으로 구성되었다. 최전방은 박주영(서울), 이동국(전북), 타가트(수원)로 구성되었다.
글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4-3-3 포메이션이고,
선수가 4명, 3명, 3명이기 때문에
순서대로 4에 박주호, 오스마르, 불투이스, 이용
3에 세징야, 김보경, 믹스
3에 박주영, 이동국, 타가트가 있다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이때 축구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독자라면 이정도 수준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4-3-3 포메이션이 구체적으로 어떤 배열이고 어떤 장점과 단점을 지니는지
각각의 선수는 어떤 특징과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이를 고려해서 적절하게 배치된 것인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고
차라리 이렇게 구성을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와 같은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지식과 생각이 반영되어 재구성된 수준도 있다.
대체로 잘 모르는 글에 대해서는 첫 번째 수준의 표상이 한계가 된다.
첫 번째 수준의 표상에서는 글에 대한 표면적인 이해를 묻는 문제에는 대답할 수 있지만 표면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문제에는 대답할 수 없다.
그러나 여기에도 초보적인 독자와 숙련된 독자와의 차이는 존재한다.
초보적인 독자는 주어진 내용 간의 의미 연결에도 서투른 반면에
숙련된 독자는 주어진 내용 간의 의미 연결이 충분히 이루어진 양질의 표상을 형성한다.
필드 플레이어~ 글을 다시 예로 들면
초보적인 독자는 4-3-3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한다. 포백은 ~ 중원은 ~ 최전방은 ~
을 보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넘어갈 수 있지만
숙련된 독자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포백은 4명이니까 4-3-3에서 4에 해당하고
중원은 가운데니까 중간 3, 최전방은 마지막 3에 해당된다고 연결 지을 수 있다.
그리고 최전방이라는 말에서 4-3-3에서 가장 마지막 3이 가장 전방이고 뒤로 갈수록 후방이라는 사실도 연결지을 수 있다.
이를 시험 독해에 연결 지으면 다음처럼 생각할 수 있다.
언어 이해에 대한 시험은 다양한 소재의 글을 활용하여 글의 이해에 대해서 평가하는데,
수능 국어 영역의 경우
국어 영역은 2009 개정 교육과정(교육과학기술부 고시 제2012-14호)을 기초로 대학 수학(修學)에 필요한 국어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국어 영역은 고등학교 국어과 교육과정 중 ‘화법과 작문’, ‘독서와 문법’, ‘문학’ 과목의 목표와 내용을 중심으로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하여 학생들의 국어 능력을 측정한다.
리트 언어 이해의 경우
(공통) 특정 전공 영역에 대한 세부 지식이 없더라도 대학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마쳤거나 마칠 예정인 수험생이면 주어진 자료에 제공된 정보와 종합적 사고력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문항을 구성함.
(언어 이해) 법학전문대학원 교육에 필요한 독해 능력, 의사소통 능력 및 종합적인 사고력을 측정함.
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해 수능 국어 영역은 중등 교육(~고등학교 교과 과정)에서 다루는 지식의 수준을 전제로 출제하고 있으며
리트 언어 이해는 학사 수준에서 다루는 교양 수준을 전체로 출제하고 있다.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기 때문에 모두가 글의 내용에 자신의 지식이 반영된 고도의 표상을 구성할 수는 없지만
해당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수준까지는 반영되어 재구성된 표상과
그 이상의 수준에서는 표면적인 의미 연결이 충실하게 이루어진 경우 풀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초보적인 독자라면 표면적인 의미 연결이 부족해서 문제 풀이에 실패할 수 있지만
숙련된 독자라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표지귀여움
-
ㅇㅇ. 쓸데없이 문제가 많더라. 예전기출도 많고.
-
독서는 저랑 너무 잘맞는것 같은데 문학은 강민철쌤 덕을 많이 봤었는데 김동욱쌤은...
-
라이브반 결제했는데 리밋 뭐시기랑 파이널 위클리콤, 박종민 모의고사도 결제하라고...
-
1. 표본 다름 2. 시험 범위부터가 다름 3. 현장감 다름 저도 6평 때는 서울대...
-
발목도삐고진흙투성이댓어.. 행복이주글게.,,
-
내가 똑같은 행동 하면 옘병꼴값 떤다고 욕하는데 쟤네는 저짓하면 관심도 받고 잘하면 돈도 벎;
-
지1 은하 질문 3
ㄷ에서 나와 같은 은하가 정상나선은하라고 해석하고 나선은하 중에서는 막대나선보다...
-
[속보] 경찰, '채상병 순직 사건' 임성근 전 사단장에 "혐의없다" 1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달 21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순직...
-
연대 인문논술 독학할만한가요? 메가 인강보고 기출 푸는 걸로 안될까요? 이과...
-
토익 예제 문제 좀 풀고 봐서 845점 인데 다시 시험봐서 900점 넘기 쉬울까요?...
-
의료인들이나 환자들이 카드 찍어야 열리게 하면 안되나 입원할때마다 드는 생각인데...
-
지금 수학 모함? 나만 기출해?
-
오늘은 특별히 0
어브노멀리티 댄싱걸을 들으며 화학을
-
7모 언제인가요 5
문제지 pdf 나오는 때를 알고 싶어요!
-
놀고 싶지만 0
수능 끝나면 젤다 500시간 태울 예정
-
지수 질문 2
방정식이나 항등식에서 양변에 같은 지수를 곱하거나 나눠어도 값이 같은게 맡나요?
-
[속보] 정부, 전공의 복귀여부 없이 모든 행정처분 중단 1
정부가 복귀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처분을 중단하고, 복귀한...
-
오늘 해야할 분량 하려면 늦게 자야 겠네 힝..
-
4뜨고 충격받아서 영어공부가 더는 하기 싫어졌네요 그래서 지금 영어는 손 놓고...
-
2는 과할거 같고 특특 끝내고 파이널 느낌으로 0 1중에 하나만 골라서 풀 생각인데 후기점...
-
오승환 은퇴 어케 생각함
-
과외생 중에 국어 70점대 투투러가 국수탐 백분위 99점대 극후반 떴거든요...
-
대단한데………?
-
커피를 먹자니 써서 맛없고 에너지 음료를 먹자니 톡톡 튀어서 혓바닥이 아프다 핫식스...
-
반수마렵노 1
현실에는 엄친딸 공주님들 많은데 에타만 들어가면 왜 이런 애들 천지냐
-
6년동안 남자만 보고 분반이라 고등학교 처음 와서 여자애들한테 ㅈㄴ 욕먹고 나락간지...
-
그 곳에 내가 있소.
-
수1 질문 0
이렇게 풀면 어디서 틀렸죠
-
제가 그 등급대인건 아니고 궁금해서 4 3 3 3 2 백분위 70 80 81 91
-
안녕하세요 딸아이가 치대를 다니는데 졸업후 페이닥터 수입은 어찌되는지 너무...
-
이건 이번 모평 성적인데 이렇게 되면 저는 정시가 더 유리한가요??
-
재외국민 12특 3특으로 학교 쉽게 가고 싶다
-
ㅜ
-
시냅스까지 사야할지 말지 고민이네요...
-
그리 좋은 일은 아닌데...
-
단축하니까 개좋네 10
일찍 집간다
-
김동욱 연필통 푸는데 day하나 풀때마다 25-30분 걸림 쉬운지문으로 독서2지문...
-
현재 고3 7등급이고, 최종 3-4등급이 목표예요.!! 오늘까지 답 드리기로...
-
걍 24 ㄱㄱ할까요?
-
어느정도 스펙이면 사귈 수 있음? 커뮤에 찌든사람 아니고 연애경험 썸 경험 있는...
-
중학교 도형 문제 가르쳐주고 싶어요 물론 저도 못하지만...
-
계속 천둥이랑 번개치긴 했는데 그거 때문인가...?
-
강대X 1~4회 0
88 92 96 80 4회차 뭐니? 문제 깔끔함
-
마라탕은 8
주1회는 먹어야함
-
닉변했어요 0
굿
-
인절미랑 쑥 절편 선에서 그냥 K.O.
-
화작 공부 질문 0
요번에 다시 수능을 준비하는 삼반수 생인데…. 첫수능 화작-재수 언매 하다가...
-
그거 아시나요? 1
그러게요
폴드추
저건 k리그 올스타전이군용
이해를 이해하자는 정기적으로 연재되었다가 잠시 중단된 칼럼입니다.
개인 블로그에만 꾸준히 연재하고 오르비에는 간간히 올렸던 칼럼인데
거의 2달만에 다시 키보드를 잡은 김에 올려봤어요.
잘 읽었습니다!
![](https://s3.orbi.kr/data/emoticons/oribi_animated/005.gif)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