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출분석잼] ‘보니’와 ‘비교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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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학년도 수능 예비시행 국어A형 문제입니다.
쉬운 문제니 가볍게 풀어보기 바랍니다.
<보기>를 바탕으로 ‘목적어’에 대해 탐구한다고 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① ㉠과 ㉢을 보니, 목적어는 동작을 나타내는 서술어의 대상으로 쓰이는군.
③ ㉠과 ㉤을 비교해 보니, 목적어가 생략될 수도 있군.
④ ㉠과 ㉥을 비교해 보니, 목적어가 필요 없는 문장도 있군.
⑤ ㉡과 ㉣을 보니, 자음 뒤에 ‘을’, 모음 뒤에 ‘를’이라는 목적격 조사가 쓰이는군.
③이 답입니다. ㉠과 ㉤ 모두 목적어가 생략된 문장이 아니죠? 빵, 우유가 목적으로 사용됐으니까요. 따라서 <보기>를 바탕으로 ‘목적어가 생략될 수도 있군.’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목적어는 생략될 수 없다고 오해하면 안 돼요. 맥락에 따라 목적어는 생략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에 대한 대답으로 “마셨어요”라고 말할 수 있죠. 단지 ㉠과 ㉤을 보고서 그런 깨달음(?)을 얻을 수는 없기 때문에 ③이 적절하지 않아요.
나머지 선지에 대한 자세한 해설은 여기서 생략할게요. 중요한 건 이 문제를 얼마나 친절하게 해설하느냐가 아니거든요. 제가 진짜로 던지고 싶은 질문이 따로 있어요.
출제자는 왜 ‘보니’와 ‘비교해 보니’는 구별해서 썼을까?
① ㉠과 ㉢을 보니,
② ㉠과 ㉢을 비교해 보니,
④ ㉠과 ㉥을 비교해 보니,
⑤ ㉡과 ㉣을 보니,
①과 ②는 심지어 똑같이 ‘㉠과 ㉢’을 대상으로 하면서 하나는 ‘보니’고, 다른 하나는 ‘비교해 보니’예요. 도대체 여기에는 어떤 의도가 숨겨져 있는 걸까요?
문제를 ‘분석’할 때 위와 같은 궁금증이 생겨야 자연스러워요. 이런 것까지 알아야 점수 향상이 된다는 말은 아니에요. 문제를 출제하는 입장에서 중요한 거지, 문제를 푸는 입장에서는 큰 도움은 안 돼요. 하지만 이렇게 확연히 보이는 차이에 주목하지 못했다면 분석하는 태도나 방식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거죠. (이건 문법 문제, 혹은 국어영역에 국한된 게 아닙니다~)
다시 한 번 문제로 되돌아가서 ‘보니’와 ‘비교해 보니’를 음미해보세요. 출제자가 왜 구별해서 썼는지 고민해보세요. 재미있는 시간일 거예요. :)
혹 다음 칼럼을 쓸 일이 있다면 이것보다 더 재미있는 사례를 들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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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이리 많이 바꿨냐ㅋㅋ
생방송 톡톡 보니 하니 !
좋아요정
기출분석잼 이라니 뭔가 새롭네요 ㅋㅋ
꿀잼이죠 ㅋ
맞을지는 몰라도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우리가 흔히 비교는 '공통점이나 유사점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방식'이라고 배웠고, '대조'는 차이점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방식이라고 배웠으나, 비교의 사전적 의미가 '견주어 공통점이나 차이점, 우열을 살피다.'이고 실제 발화 상황에서도 비슷하게 쓰니 비교를 꼭 공통점이나 유사점과만 연결시켜서 생각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문제에서는 비교가 두 대상 간의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편하지요. 각 선지의 적당한 조건들을 A, B로 표시해보면
1번은 f(A)=B / f(A)=B
2, 3, 4번은 f(A)=B / f(A)=C
5번은 f(A)=B / g(A)=C
로 나오기 때문에 1번과 5번에는 '보니'라는 말을 쓴 것 같네요. 5번 같은 경우에는 주어진 조건(자음 앞/모음 앞)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죠. 만약 5번에 '비교해보니'라는 말을 쓰려면 "㉡과 ㉣을 비교해 보니, 목적격 조사로는 ‘을’이나 ‘를’이 쓰일 수 있군." 과 같은 식으로 해야겠지요? 세밀하게 보시면서 이런 것을 발견한 분도 놀랍지만, 애초에 사소한 단어 하나하나까지 세밀하게 배열하는 평가원 출제자들의 꼼꼼함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네요@.@ 가끔씩 보다보면 이 사람들은 지구인이 아닌 것 같아요. 이 분들 보고 외교문서 작성시키라고 하면 참 잘할 것 같은데~
그나저나 군 복무하시느라 바쁘고 피곤하실 텐데도 이렇게 기출분석까지 계속 하시는 거 보면 정말 대단하세요+.+ 군대에 있으면 시간 많이 부족하지 않나요?
잘 이해하셨네요. (함수적 표현보다 좀 더 쉬운 방법이 있긴 할 거예요 ㅋ)
결혼해서 시간이 부족하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