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국어 비문학(2)] 주장형 글을 제대로 읽고 분석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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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 이어 이번에는 주장형 글을 분석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2013년 3월에 시행했던 교육청 모의고사(B형) 문제입니다.
우선 제시문을 봅니다. 학생들에게 “이 글이 ‘주장하는 글’과 ‘설명하는 글’ 중 어디에 해당하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학생들이 ‘설명하는 글’이라고 대답합니다. 과연 이 글이 설명하는 글일까요?
수능 기출문제 풀이나 실전 모의고사에서 문제의 맞고 틀림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얼마든지 문제는 변형되어 출제될 수 있고 난이도도 얼마든지 조정하여 출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항상 유념해야 할 것은 제시문 분석입니다. 문제풀이는 부차적입니다. 그렇기에 제시문 분석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학생들은 제시문 분석은 소홀히 한 채 문제의 맞고 틀림에 연연합니다. 대충 이해하고 어떤 선택지가 왜 틀렸는지 판별도 하지 않고 푼 문제가 다 맞았다면 그 제시문은 다 알았다고 판단을 내립니다. 틀린 문제만 왜 틀렸는지 확인합니다. 원하던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이런 식으로 문제집의 권수를 늘립니다. 그래도 역시 다음 모의고사 성적은 별로 나아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가장 중요한 제시문 분석을 소홀히 하고 기출문제를 공부하기 때문입니다.
위 제시문에 딸린 문제는 3문항입니다. 모의고사 통계자료를 보면 이 문제들은 정답률이 매우 높았습니다. 어렵지 않게 풀고 이해했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알려줍니다. 하지만 제가 확인해 본 바로는 정말 충격적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문제를 다 맞힌 학생들도 이 글을 ‘설명하는 글’이라고 알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시험에서 이 글이 설명하는 글이냐 주장하는 글이냐는 것을 묻는 문제는 그리 자주 나오지 않습니다. 워낙 기본적인 문제라 거의 출제하지 않는 편이죠. 대부분의 문제가 ‘내용파악’과 ‘추론사항’을 묻습니다. 글의 형식적인 부분을 묻는 문제는 비문학에서 1~2문항밖에 출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든 수험생은 비문학 제시문들을 유형에 맞게 분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쉬운 문제이지만 언제든지 출제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유형이기 때문입니다.
글의 유형을 파악하지 못하고 문제만 풀어 맞추는 행태는 대학에 진학하여 책을 읽으면서도 그 책이 무엇에 관계된 책인지 모르고 읽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 책이 이론서인지 아니면 교양서인지, 해당 학문의 1차 문헌인지 2차 문헌인지 모르고 읽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읽으면 해당 분야의 적절한 보고서 쓰는 데 애를 먹게 됩니다.
따라서 해당 글을 읽을 때 이 글이 어떤 유형의 글인지 알고 있는 것은 독해력 함양의 기본이자 출발입니다. 특히나 설명하는 글과 주장하는 글을 구별하는 능력은 독해 능력을 판가름하는 아주 기본적인 잣대입니다. 수능에 출제되고 있는 주장-논증 형 글은 위에서 보듯이 아주 쉽게 주장을 쏟아 내는 글이 아닙니다. 대체로 설명과 주장이 섞여 있게 되는데, 이는 주된 논지가 어떤 것을 최종적으로 주장하기 위해서 근거들을 살피기 때문에 설명형 글처럼 보이게 됩니다. 각 단락에서 설명되고 있는 부분들은 어떤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세부적인 논거들일 때가 많습니다. 이는 위계적으로 이루어집니다. 핵심 주장에 논거들이 딸려있는 형세입니다.
문제를 푼 후에는 위 문제를 분석지에 분석을 하여 정리합니다.
줄 친 부분이 각 단락의 중심문장들입니다. 어느 강사의 말처럼 중심문장은 항상 각 단락의 마지막에 나오지 않습니다. 중심문장이 마지막 단락에 나오는 글은 모든 주장하는 글 중에서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장하는 글이 나오면 각 단락의 마지막 문장이나 마지막 단락을 집중적으로 보라고 가르치는 강사들은 매우 위험한 방법을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쉽게 가르치려고 이런 일반화를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입니다. 항상 단락과 문장은 문장들과 단락들과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중요도를 파악해야지, 항상 처음에 나오거나 마지막에 나온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이 글에서 핵심어는 ‘정당화’와 ‘동기화’입니다. 이 두 핵심어는 ‘윤리학’이라는 상위 차원의 개념에 종속되어 있습니다만, 이 글에서 강조하고 있는 점은 윤리학이 아니라 ‘윤리학의 핵심 과제 두 가지’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정당화’와 ‘동기화’가 핵심어가 되는 것입니다.
일부 학생들은 상위 차원의 개념이 항상 가장 중요한 단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리 상위차원의 개념이라 하더라도 논의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쉬운 말로 맥락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글의 맥락적 상황을 놓치면 상위차원의 개념어가 핵심어라고 단정하게 됩니다. 맥락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글을 아주 쉽게 도식화시키면 ‘사회변혁 기는 정당화’, ‘수성 기는 동기화’로 연결지으면 됩니다. 문제도 대부분 풀립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은 이 글을 ‘이해했다’고 생각하고 분석을 하지 않고 넘어갑니다.
그런데 ‘[2] 단락은 왜 있느냐?’ 이 글에서 ‘[2] 단락의 역할은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대답하는 학생들이 거의 없습니다. 단락 간의 맥락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만약 문제에서 [2] 단락의 ‘근대 이전의 윤리학’에 밑줄이 그어져 있고, 이에 관해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면 훨씬 고난도의 문제가 출제된 것입니다. 이는 2-3-4 단락의 내용을 서로 비교해 봐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출제되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2] 단락의 위상, 그러니까 전체 글에서 [2] 단락의 역할을 알아야 올바른 답을 고를 수 있게 된다는 말입니다.
[2] 단락은 글의 전체 맥락에서 ‘전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주장을 이끌어 내기 위한 전제 단락입니다. 이 글의 궁극적인 주장은 [5] 단락에 제시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문장이 이 글에서 궁극적으로 주장하는 내용입니다. “모든 덕행은 언제나 정당화의 관점에서 반성 되고 성찰할 필요가 있으며, 모든 의무는 현실성 있는 동기화의 관점에서 추구되어야 한다.” 이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정당화가 무엇이고 동기화가 무엇인지 밝히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래서 앞 단락들의 논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전제’란 무슨 말일까요? 전제란 논증(추론)에서 결론이 도출될 수 있는 명제들입니다. 일반적으로 결론에 대응되는 단어로 많이 사용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3단 논법을 예로 봅시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 (대전제)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소전제)
그러므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결론)
결론, 즉 마지막 주장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명제들이 바로 전제입니다. 위 3단 논법에서 대전제나 소전제 하나만 빠져도 결론이 도출되지 않습니다.
이런 전제-결론의 관계는 단락 간의 관계와 문장 간의 관계에서 역시 적용됩니다. 그래서 ‘전제 문장’이라든가 ‘전제 단락’이라는 명칭이 가능합니다.
결국 이 글은 [도입-전제1-상세화-전제2-주지]로 구성된 ‘주장-논증 형’글입니다.
1. 글쓴이가 이 글을 쓴 목적은 무엇인가?
2. 집단의 유대가 강화되어 응집성이 높아질수록 어떤 윤리적 행위의 과제에 집중하겠는가?
3. 윤리학의 핵심 과제인 정당화 과제와 동기화 과제가 도출되는 지점은 어디인가?
4. 3단락의 설명 방식은?
[○☓ 문제]
• 한 사회가 전통과 관행의 권위를 인정할수록 개인주의는 대두하기 힘들 것이다. ( )
• 이 글의 글쓴이에 따르면, 사회가 혼란할지라도 ‘선한 행동’은 언제나 정당화의 관점에서 성찰해 보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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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윤리 체계에 대한 동기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제에 집중
3. ☞ 한 시대의 윤리적인 가치를 실천하기 위한 동기(1-1~2)
4. ☞ 인과, 대조
[○☓ 문제]
☞ ○ ; 한 사회가 전통과 관행의 권위를 인정할수록 그에 의거한 규범과 윤리를 전제로 한 동기화에 주력하게 된다. 행위의 동기화 과제에 주력하게 되면 교조적, 권위화, 보수화의 특징을 갖게 된다. 이는 공동체의 결속력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개인주의가 대두하기 힘들어진다. (3-마지막 ~ 4-1,2)
☞ ○ ; 마지막 단락 마지막 두 문장. “모든 도덕적 영역에서 정당화와 동기화 과제를 균형 있게 다룰 필요가 있다. 이때 모든 덕행은 언제나 정당화의 관점에서 반성되고 성찰할 필요가 있으며”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진술.
주관식 문제와 ox문제로부터 틀리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글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입니다. 내용적 측면을 좀더 완벽히 훈련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과학 기술 제재와 경제 제재는 반드시 내용적 측면의 훈련을 병행해야 놓치는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글을 제대로 읽고 분석하는 방법입니다.
다음에는 '논평형'글의 분석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 글은 제 교재 의 내용에서 일부 발췌하여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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