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 선고(심판) 읽으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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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한테 어려워서 그런지
감상문, 해석을 봐도 잘 모르겠네요
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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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문학은 부조리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일반적인 문학과는 다르게 명확한 스토리라인도 없고 교훈도 없는 듯 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것이 카프카가 의도한 바입니다. 독자는 단지 카프카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말도 안되는 부조리를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부조리를 경험하면서 독자의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가 깨어진다면 카프카의 입장에서는 이미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판결 자체에 대해 그 메시지를 분석해본다면, 판결에서는 아버지가 아들을 매우 모질고 부조리한 방식으로 대합니다. 그리고 유언으로 익사형을 선고하게 되는데, 사실 아버지의 선고에는 아무런 법적효력도 없지만 아들은 그 즉시 다리에서 투신하게 됩니다. 이 역시 하나의 부조리를 전달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이는 독자들로 하여금 또다른 의문을 떠올리게 합니다. 과연 절대적인 권위란 무엇인가. 신, 왕, 아버지 등의 권위는 어디서부터 비롯되는가. 이에 대해 이 소설에서는 그러한 권위가 결국 자연적이고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아버지의 선고가 아버지를 절대적인 존재로 여기는 아들에 의해 효력을 부여받았듯, 신의 권위도 결국 인간의 율법에 의해 부여받은 것이고, 왕의 권력도 국민들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판결의 원문을 보면 아들이 아버지의 선고를 듣고 뛰쳐나가는 장면에서 청소부와 마주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때 청소부가 '깜짝이야!(jesus!)'라고 외칩니다. 즉 어찌 보면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를 예수와 하나님의 비유로 볼 수 있는 것이죠.
아.... 원문 마지막에는 그런 내용도 있었군요. 말씀하신걸 보니 그런 해석도 되겠구나 싶네요. 길게 써주셔서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