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비 문학] 핫산과 개미지옥
게시글 주소: https://wwww.orbi.kr/0006852597
외노자였던 핫산은 수능 가채점을 하고 있다.
나이가 28이나 된 핫산은 심장마비가 올 듯한 가슴을 움켜쥐고 컴퓨터를 켠다.
이미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는 수능이다.
핫산은 미칠 것 같은 머리 속을 정리하려 애쓴다.
하지만 불가능하다.
실검 1위인 수능을 클릭한다.
'답.....답이....'
핫산은 1년을 함께한 메가스터디에 들어간다.
'여기서 또 실패하면 다시 철판 공장이야!'
고향에서 고학력자였던 핫산은 과거를 믿고 수능 공부를 한 것이었다.
고향의 가족들에겐 모든 것을 비밀로 하고, 하루 1끼.
컵라면만 먹으며 공부하는 눈물의 생활을 더 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모든 것을 체념하고 공장으로 돌아가는 수 밖에....
핫산은 떨리는 손으로 마우스를 잡고 클릭한다.
가방에서 허겁지겁 수험표를 꺼내, 뒷면의 가채점 표를 책상 위에 올려 놓는다.
깊게 숨을 들이 쉬고, 시작한다.
'35124... 21...37...5....???????'
핫산은 망치로 머리를 크게 얻어 맞은 것 같다.
'아니야. 내가 분명 마지막에 답을 고쳤던....'
핫산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래... 하나는 틀린거라고 생각하자... 하나 쯤이야...'
그 때, 다른 목소리가 말을 건다.
'아니야. 너 그거 마지막에 마킹할 때 고치지 않았어? 가채점 표만 그렇게 되어 있는 거야.'
강한 의지력을 지닌 동남아 청년 핫산도, 지금만큼은 두부 멘탈을 가졌다.
'그래.... 맞은 거야.. 맞은 걸로 하자고'
핫산은 지금의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게될지, 전혀 모를 것이다...
어려웠다는 언론의 말과는 달리, 핫산은 국어에서 나름 선방했다.
91... 한국에 온지 2년 된 핫산에게 이 정도 점수는 굉장히 높은 편이다.
핫산 자신도 그것을 잘 아는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이내 다시 진중한 표정을 짓고 다른 과목을 가채점 한다.
'이제 수학 주관식.... 79... ???'
7과 9를 구분하기 힘들게 쓰는 핫산의 습관이 여기에서 발목을 잡게 된 것이다!
'여기서 하나를 더 틀리면....'
핫산은 자신의 글자를 7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마음 속에서는 여전히 캥기는 게 있다.
'9가 아닐까,.... 그럼 난 틀리는 건데'
하지만 또 핫산은,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자신에 대한 과신! 이것이 자신을 얼마나 잡아먹을지. 핫산은 알지 못하고 있다.
아니, 알고 있지만 지금은 신경쓰지 못한다.
핫산은 나머지 과목에서도 괜찮은 점수를 얻는다.
하지만 그의 목표인 의대를 가기엔 약간 부족한 점수다.
'아니야... 다른 수험생들한테 물어보자.. 이 정도면 의대가 될 거야.. 의대가!!!'
하지만 오르비 타임머신과, 진ㅎ사 모의지원은 매정하다.
그에게 낮은 합격 확률만 보여줄 뿐...
무너진 핫산은 수험생 커뮤니티 오르비에 들어가 글을 쓰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미 오르비는 이런 글로 꽉 차 있다.
'제발 이과 라인 좀 봐주세요 ㅠㅠ'
'라인 좀 봐주시면 삼대가 번영할 겁니다 ㅜ'
그런 글에는 댓글이 하나도 달려 있지 않았지만, 핫산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글을 쓴다.
'이 정도면 지방 의대라도 가능 할까요...?'
초조한 핫상은 계속해서 새로고침을 누른다.
그렇게 30분 쯤 눌렀을까. 드디어 댓글이 하나 달렸다.
ㅡ와 님, 저랑 점수가 같네요.
핫산은 이내 폭발해버리고 만다.
'난 모든 것을 바쳐서 노력했는데 왜! 왜!! 왜에에ㅔ에!!!'
'그놈으..... 그.. 놈의... 노..력... 노오오오오력...!!! 노오오오ㅗ오옹오ㅗ력!!!!!'
핫산은 결국 울고 만다.
고향의 가족들을 생각하면서도 나오지 않던 눈물이 지금 나오기 시작한다.
'한 번만...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그럼 고향의 가족도. 먹여 살ㅡ'
그렇게 핫산은 앞 일을 예측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인다.
그 세계의 이름은 입시!
그것은 빠져 나오려고 더욱 더 발버둥 치면 오히려 들어가버리는
무시무시한 사회의 개미지옥이 아닐까...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벌써피곤한데 이거뭐임..
-
안녕하세요. 2025 혜윰 모의고사 시즌1 정오표를 업로드합니다. 추가 정오 사항이...
-
다들 자니? 2
형 심심한데 유튜브 몰아보기 채널 추천 좀 해달라고 ㅅㅂ
-
그래서 경쟁자 제거에 들어간다
-
수능망침어차피 0
가짜에 유의하세요.
-
뭔가 익숙해서 봤더니 신기하다
-
오늘의 썰 2
한강에서 지인 만나서 놀고 또 늦게까지 놀다가 파하고 9호선 탔는데 술 취하면...
-
시바 뭔 10만원이 넘냐
-
텔그 진짜 뭐지 0
만점자들 대거 인설의 이상 빨간불 물1 했으면 가차없이 1% 입갤 아무리 시험이...
-
존내많네
-
갠적으로 생명은 0
방대한 양과 암기투성이 과목으로 시험진행하는게 맞다고 봄... 물론 논리를 요구하는...
-
너의 이름은, 너에게 닿기를 같은 느낌이요 순정 아련 로맨스
-
그걸 한 시험지에 냈다고..? 등골이 오싹해짐
-
김기철t 커리 탄 사람입니다. 조정식t tdyd가 평가원느낌 난다고 해서 풀...
-
ㄹㅇ 4시간동안 30문제 간당간당하게 푸는듯…
-
깊은 밤 하늘에 빛이 되어 노래할거야 날아올라 봉하산 가득 안고 싶어요 이렇게 멋진...
-
이유가 멀까
-
기출 다 끝내고 실모 들어가려고 하는데 임정환t 하트 모의고사랑 윤성훈t...
-
겪어보신적 있나요 .. 지금 제 상황인데 15년 키운 반려묘가 무지개 다리를...
-
생각해보니까 여기 아니면 불안함을 해소할 수 있는 장소가 마땅히 없다는 것을...
-
드릴 설맞이 품 인강컨 희망
-
자고 일어낫는데 1
무슨 아무일도 없엇던것처럼 기분 조아짐 ㅎㅎ
-
이타다키마~~~쓰!!
-
전 이형기 낙화 첫소절부터 문장 하나하나가 너무 이쁜듯
-
음악은좋네 7
언젠간풀콤할수잇을까
-
우는 모습도이쁨 7
-
지역: 서울시, 과천시, 성남시 과목: 수학 (미적, 확통), 물리학1 - 2022...
-
고1인데 영어 미니모의고사좀 추천해주세요..!
-
새벽TMI 주의) 내가 과몰입하면서 재밋게 본 웹툰 23
아메리카노 엑소더스, 천년구미호, 쿠베라, 이영싫, 소녀더와일즈, 갓오하, 전독시...
-
수학문제 1
요문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를 모르겟네용 X에 0이랑 1만 넣어봤고 다음을 모르겟어용
-
물1풀어본사람난이도어느정도임?계속30점대나와서개빡침ㄹㅇ시간안에못풀겠다곡.하수능때도시간부족하면우짬
-
수능까지 어삼쉬사랑 수능기출3점만 달달히 복습하고 외우면 수능때 몇 뜨나요?? 저...
-
수학: 파데+킥오프로 개념 완벽하게 해놓기문학: 강기본 문학 수강비문학: 수국김...
-
국어 만점 아니라 죄송... 근데 충분히 보기 정도 줄 만한 문제 아니었냐? 보통...
-
물리 실모 추천 좀 해주실수있나욥 대성마이맥 캐쉬가 8만원 정도 남아서 그걸로...
-
오늘 자신감 바닥이네요
-
임의의양수입실론에대해그에종속되는델타가항상존재하므로참 QED
-
작년의 저처럼 간절한분들이 많이보이네요 꼭 후배로 만납시다
-
내가 가는 길이 곧 정답이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 Show and Prove...
-
저는 가문비나무 이 사진에 보이는 나무들이 전부 다 가문비나무임 크리스마스 트리도 가문비나무..
-
회계학과나 경영학과에서 수능 수학이 필요한가요??
-
연락와라
-
요즘 네웹 많이 안보네 18
옛날엔 진짜 많이 봤었는데 재밌던거 다 완결하고 내가 새로운 시도를 잘 안하는...
-
두 시즌만 사보려는데 ,, 2 4 사는거 어떨까요
-
식 깔끔하게 쓰고 조건 체크하고 이런거 중요함? 수학 잘하는 친구들은 그냥...
-
..
-
주희지문 이거 뭐냐 ㅅㅂ 글읽는데 진짜 이해 존나안되네 근데 신기한게 문제는 또 쉽게풀림..
-
수능날 화장실 4
수능날 화장실에가서 수능을 망치는것보단 차라리 2주금식을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핫산.....
웃긴데 웃을 수 없다...ㅠ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웃프네요
똑바로 써라 핫산!
국어 가채점 못해서 집에오자마자 다시풀었는데 이글보니까 불안하잖아요ㅡㅡ
핫산 연계교재에 나온 인물 아니에요? 아닌가... 헷갈리네
덕고 월요일에 연극보러 간다네요
형은 그때 뭐했나요?
영화본 것 같아요. 라이어 였나. 하는 연극도 봤음
말놓으세요 ㅎㅎ
전 후배니까
숙사 오셨을때 형하고 면담한 7명중 한명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