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바쵸프 [581293] · MS 2015 · 쪽지

2016-01-14 16:58:08
조회수 3,146

[논리의 감각] 국어 고난도 문제를 풀어봅시다. (2)

게시글 주소: https://wwww.orbi.kr/0007584507

(388.8K) [1517]

논리의감각_테스트_2회.pdf

(78.5K) [1070]

논리의감각_테스트_2회_풀이.pdf

안녕하세요. 열흘 좀 안되는 기간만에 다시 문제를 들고 왔습니다.

이번에는 정상적으로 고교를 이수했거나 이수하고 있다면 풀 수 있는 수준으로 문제 난이도를 낮추어보았습니다. 가볍게 머리 쓰신다고 생각하고 풀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별로 궁금하시는 분은 없겠지만, 고작 문제 6개 들고오는데 이토록 늦은 이유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그냥 제가 어디에든 말하고 싶거든요...ㅋㅋㅋㅋㅋ

지난 주말에 좀 새로운 각오로 살아가고자 설악산(+절)에 아무 등산 장비 없이 츄리닝을 입고 갔습니다.
저는 부산 태생이기에, 겨울의 산이 그러니까 1700m가 넘는 겨울 산에 올라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백담사에서 출발해서 중턱 즈음 까지 '나는 등산을 너무 잘해 오롤로룰루루~~~' 이러면서 올라가다가 슬슬 눈이 나오고 얼음폭포가 나오고 아무튼 무슨 마계같은 배경맵이 나오기 시작하더군요. 길은 완전히 얼어있고 로프는 가다가 자꾸 끊겨서 어디가 길인지도 잘 모르겠고. 30분에 한 번씩 조난당하다가 어찌어찌 정상 코앞에 있는 절에서 하룻밤을 묵었지요(애초에 여기가 목적이었음!).
그곳에서 어떤 중년의 아저씨를 만났는데... 아저씨는 새파랗게 젊은 청년이 아이젠이고 스틱이고 아니 하다못해 바람막이도 하나 없이 츄리닝바지에 얇은 패딩 하나 입고 온게 굉장히 마음이 쓰이셨나봐요.
그래서 그 다음날 아침에 대청봉 정상까지도 데려다 주시고, 정상에서도 같이 내려오고 매점에서 먹을 것도 사주시고 하더라고요. 많이 감사했지요 ㅜㅜ
그러다가 내려가는 길에 좀 경사가 급한 구간이 있었는데, 저는 산행이 처음이니 거의 엉덩이로 기어다가시피 했고..
아저씨는 아무래도 초행길이 아니니 다소 당당하고 편안하게 슥슥 내려가시다가....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서 굴러떨어지셨어요.
다행히 심각하게 다치진 않으셨지만 팔이 꽤 많이 다치셔서 이동이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아저씨와 아저씨 짐을 업을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한 산행 코스는 아니었기 때문에 일단 119에 신고를 했습지요. 구조대원 분들은 15~20분 내로 오시겠다고 하시는데,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넘는 산에서 아저씨는 점점 통증이 심해지시고 체온도 내려가고... 일단 임시로 팔을 고정시키고  웃 벗어서 덮어드리면서 계속 말 걸고..음음 그렇게 15분 가량을 기다렸습니다.
처음에는 구조대원 한 분이 오셔서 아저씨를 위로 모셔드리더니 나중에는 소방헬기가 오더라고요... 어디선가 저걸 타면 500만원을 내야 한다고 그랬던 것 같은데... 아닐거야... 하면서 헬기 밧줄에 묶여 끌려올라갔슴다. 헬기 창문으로 본 설악산이 정말 아름다웠을 것 같은데 일단 그런 정신은 없었고 얼어죽을 것 같더라고요. 몇 분 후에 대형 운동장에 도착하고, 거기서 아저씨 데리고 구급차 타고 근처 병원으로 갔습니다.
다행히 아저씨는 뼈는 부러지시지는 않았고 살짝 다치신 정도라서 간단한 깁스만 하셨고, 저는 아저씨가 사주신 밥+아저씨가 사주신 서울행 고속버스 표와 함께 서울로 가서 그 날의 무용담을 자랑하며 친구와 함께 술을 퍼마셨습니다.

그러고 집에 돌아가서 노곤한 몸을 누였고... 영원한 잠에 빠질 뻔 했다가 이제 일어났네요.
몸이 뻐근하고 목이 제대로 돌아가질 않아 며칠 편히 누워서 쉬었습니다. 허허

써놓고 보니 그렇게 흥미로운 이야기는 아니군요. 아무튼 여러분은 겨울 산행을 하실 때 단단히 장비를 챙겨서 가시길 바랍니다. 얼어있던 왼쪽 귀는 아직까지 감각이 다 돌아오질 않네요. 

아무쪼록 지루한 국어 지문도 쓰잘데기없는 아재 산행 이야기도 유심히 읽으며 논리의 감각을 일깨우시길 바랍니다.
다음 시간에 봐용.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