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사 칼럼 II - i : 실전 문풀의 흐름 (동아시아사편)
게시글 주소: https://wwww.orbi.kr/00070379658
안녕하세요
I편이 메인도 가고 했으니 II편을 안 쓸 수가 없네용
거두절미하고 이번 글에서는 예고한 대로
제가 수능 당일 어떤 사고로 풀었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접근하는가
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0+20문제 다 다뤘다가는 제가 오늘 내내 생리적 활동을 해결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으니
까다롭거나 헷갈릴 수 있는 문제 위주로 적어보겠습니다
동사 3번 문제로 시작해봅시다
사실 전 현장에서 풀 땐 별 생각 없이 슥 쓰고 넘어갔는데
집 와서 보니까 오답률 3위 (46%) 여서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 동아시아사의 추론 기조가 상대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완벽한 개념 암기는 여전히 필수입니다
각 나라의 수도 (여기서는 '상경 임황부') 정도는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 그리고 간혹 사료에서 한자가 많이 튀어나오면 당황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제가 밑줄 쳐놓은거 보면 아시겠지만 결국 결정적 힌트는 한자를 몰라도
얼마든지 나오도록 설계됐습니다
화려한 사료에 당황하지 않고 끝까지 읽어나가는 태도가 가장 기본적인 마인드입니다
시험 끝나고 말 많았던 4번 문제입니다
오답률 압도적 1위이기도 하고 (64%)
저도 답 확인하기 직전까지 찝찝했던 문제기도 합니다
사진에 나온 풀이가 교과 범위 내에서 가장 정석적이고 깔끔한 풀이겠으나...
혹시나 맨 윗줄의 "한강 이남으로 내려와" 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나) 가 고구려인지 백제인지 확정하기 굉장히 까다로웠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수능 당일 제가 그랬거덩요
다행히 계속 검토해보다가 단서를 잡아내긴 했지만...
수능 역사 문제에서 한 글자도 대충 읽으면 안된다는 교훈을 진하게 남긴 문제였습니다
오답률 2위 (47%) 의 13번입니다
아마 이번 시험 전체에서 조금 있다 볼 18번과 함께
섬세한 개념 정립의 중요성이 가장 두드러진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ㄷ, ㄹ은 무난하게 판단할 수 있는 선지지만
ㄱ은 러일전쟁의 전개 과정을 알지 못하면, ㄴ은 21개조 요구의 배경과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
정오 판정을 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ㄱ은 러시아의 발트 함대 출격 -> 일본 해군의 동해 해전 승리 -> 포츠머스 조약이라는
일련의 흐름을 알고 있다면 격전지를 일일이 암기하지 않았더라도 쉽게 거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역사가 궁극적으로는 달달 외우는 과목이긴 하지만,
암기는 개괄적 서사라는 틀을 한 번 잡아놓은 뒤에 하나씩 해나가도 늦지 않습니다
오답률 4위 (44%) 의 18번 문제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 18번 역시 개념을 섬세하게 알고 있느냐 + 자료를 똑바로 읽었느냐에
포커스가 맞춰진 문제입니다
교과 과정상 일본 정계에서 자민당 외 다른 정권이 들어선 때는 크게 다음이 있습니다
- 1993년 야당들의 "연립정권"
- 2009년 민주당의 집권
당연히 전자로 낚인 사람들은 4번을 골랐을 것이고, 실제로 오답 중 4번 선지 선택률이 압도적입니다
두 집권을 잘 구분하는 것은 당연하고,
이번 글에서 계속 강조하는 것이지만 꼼꼼하게 읽읍시다
19번 문제입니다
오답률이 딱히 높은 문제는 아니긴 한데, 요즘 평가원에서 느껴지는 진한 향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문항인 거 같아서 가져왔습니다
기본적으로 청나라 시대 당시 볼 수 있는 모습을 고르는 문제입니다
첫 타자로 ㄱ부터 쩐 왕조를 물어보네요?
일단 쩐 왕조가 뭔지를 몰랐다면... 이건 개념 부족의 영역이므로 스스로를 때찌때찌해줍시다♡
만약 쩐 왕조가 몽골의 침략을 막아낸 베트남 왕조라는 것을 기억해냈다면,
이제 쩐 왕조가 청나라 시대에도 살아있었는가를 따져야 합니다
그런데... 교과 과정 상으로 쩐 왕조의 멸망 시기는 정확히 다루지 않네요?
물론 쩐 왕조의 집권 시기를 암기하고 있는 미친 역스퍼거거나
시대별 지도를 눈 뚫어져라 쳐다본 꼼꼼한 청년.이라면 별 상관없겠다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러지 못했을 건데... 그럼 못푸는 문제일까요?
제가 말하고 싶은 건 "평가원은 합리적인 선에서 추론을 시킨다" 는 것입니다
'쩐 왕조' 같은 마이너한 국가를 굳이 물어봤다는 것은 정확한 존속 기간을 외우라는 게 아니라
"쩐 왕조가 어느 사건과 관련 있는 왕조인가? (= 몽골의 침입 방어)" 를 물어볼 의도로 낸 것입니다
즉 주요 키워드가 청나라인 것을 확인하자마자 걸러도 무방했습니다
이런 경향은 세계사에도 점점 보이고 있는데, 자세한 건 세계사 편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뤄볼 7번 문제입니다
이것도 정답률 자체는 높은데, 역사 과목하면서 가질 가장 중요한 마인드 중 하나를
보여주기에 좋은 거 같아 가져와봤습니다
보통 엔닌이 답인 문제를 만들 때에는 '적산' 법화원이라고 써주는데
'등주' 법화원이라고 해서 초큼 당황한 사람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수특에서 '등주 = 산둥반도 즈음' 이라고 한 것을
기억해내서 확실한 근거로 잡긴 했지만, 몰랐어도 상관없습니다
두 번째 자료에서 친히 <입당구법순례행기> 를 풀어써서 답을 유도해주고 있기 때문이죠
이렇듯 평가원은 역사에서 결코 애매한 단서만을 주지 않습니다
우리가 현장에서 눈치를 못챌 뿐... 교과 과정 내에서 어떻게든 확정적인 근거를 제시해줍니다
다행히 오늘은 똥이 안마렵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 XDK (+1,500)
-
1,000
-
500
-
시대 특별전형(서울) /30장 /23수능 1등급 이렇게 되면 낮반 가능성 있나요?...
-
아님 딱 그정도 난도의 수능이었나요?
-
탐구과목 특징) 0
탐구하면 힐링되고 재미있어서 하루종일 할수있을거 같은데 국어 수학이 너무 약해서...
-
셋 다 언급 진짜 줄지 않음? 특히 매3비는 나 고1때 진짜 인기 개많았는데 다들...
-
맞팔 구합니다 5
2월안에 은테달고싶어요
-
미적 선택자들만 1
님들 미적이랑 수2랑 공부시간 몇대몇 정도임? 미적에서 수2 내용 많이 나오니까...
-
24 도쿄대 본고사 1번 재풀이 (을종배당이자소득세님께 배움) 4
이제 만족햇음 비엣남 짬푸 하러감
-
며칠 전부터 계속 헛구역질 올라오고 어지러우면서 미열 있는데 무슨 병일까요? 알바...
-
추합전화 오면 1
본인이 받아야함? 환불신청도 본인이 해야함??
-
오늘 7
파월 의장님의 의회 발언이 있군...
-
그거 아세요? 5
3주후 개강이에요
-
다들 트럼프 눈치보고 아가리 묵념하면서 쉬쉬할때 대놓고 제일 민감한 영토로...
-
왜 240명이지
-
과 학생회비 / 학생회 학생회비 내야함?? 과 오티 상품구매 등에 쓰인다는데 13만원임;
-
뉴스봐도 그렇고.. 참.. 너무 안타깝네요
-
수학 노베 탐구 제로베이스 (개념도 안 함) 진짜 ㅈ댓다 미적 기출 언제 다 끝날까 ㅜㅜ
-
. 5
-
질문해드려요 29
학원 끝난 기념
-
메디컬 쪽 6년 쓰기에 충분하죠? 120hz 차이가 큰가??
-
교대 붙었습니다.. 13
면접에서 계엄령 선포했는데 최초합댔어요
-
현장검거 ㄷㄷ
-
뭐가 더 나을까요? qrm은 계량위험관리학과라고 경제학+통계학 배우는걸로 알고있어요...
-
서울대생이면 거의 다 투투임??? 아님 아무리 서울대생이라해도 투투합격은 소수임? ?
-
화작 미적 사문 생윤 선택할껀데 올해는 사문 생윤 개념 무한회독하고 시간 엄청남으면...
-
ㅋㅋ
-
잇올에서 건강문제+통학문제로 그만두고 갈곳이 독서실 밖에 없는데 망할까봐 무서워유.
-
시대기숙 : 컨텐츠비 제외 전장인데 컨텐츠비만 한달에 90~100나올듯 강사라인업...
-
자기 전 투표 1
.
-
이거 미적에서 원점수 96-100왔다갔다 하던 사람들은 10
확통가도 고정100 할수있는겨?
-
하지만 내가 2주 동안 한 순공만큼인걸
-
둘다 의과대학 갤러리 펌 "뒷일 감당할 수 있으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두...
-
이제 내 공부 플랜을 조금 바꿔봐야 하는건가
-
현장에서 속함수 치역 확인할 생각하기 힘들었을듯 +과외돌이가 n축 이해하려나?
-
1. 국제수학올림피아드 금메달 달고 있는 사람 수두룩 KMO나 다른 올림피아드까지...
-
시대기숙 전장 1
전장 기준이 표점 401점이네 허허 서울대 프리패스하는 점수 ㅜㅜ ㅈㄴ 높다
-
진짜 수학 좀 똑바로 공부할걸 미련하게 공부해서 몇달째 뻘공부만 오지게했네 그냥…....
-
아 예상보다 일찍 깻네 12
이런..
-
노베입니다. 개념을 뭘로 시작하면 좋을까요?
-
뭐가 좋은 거에요?
-
적백에 4
국영탐 다 높은 3이면 어디쯤 갈수있지?
-
누가 07이 학생 수 많아서 1.0 미친듯이 더 많다는데 의대 교과 컷 1.2가 막...
-
봇치쨩의 경멸을 보고싶지않으면 주장철회 ㄱㄱ
-
맞팔해주세요 5
공부관련된것만 올리고 열심히 재수할게요 끼잉끼잉
-
투투 2등급3등급이던데 이정도면 예전이었으면 서강대도 못들어갔을꺼라던데 이번에...
-
낭만 미쳤다
-
맥북 괜찮나요,,,, 예과 때는 약간 힘들려나
-
신기하다 기숙도 시대가 먹는구나........ 28수능때 ㄹㅇ 인강까지할듯 진짜 ㅈㄴ 영향력 크네
-
진짜 올해 탈출 못했으면 …
-
이래서 알트는 못 건들겠다 ㅇㅇ..
-
최대한 빨리 빼줘야되는건가요?
이제 똥도 싸도록
이정도로 역사에 진심인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이렇게 영입해도 쌍사 안할거면....개...추..
난 소수의 쌍사붕이들이라도 서포트할고야
![](https://s3.orbi.kr/data/emoticons/oribi_animated/006.gif)
이사람 원래 이렇게 멋있는 사람이였나탈릅했던 ㅁ상태식이가 돌아와서 이런칼럼을 쓸줄이야 일댄 7ㅐ추
때찌때찌해줍시다♡
진짜 역사는
6,9월까지 개날먹 가능한데
수능때만 가면 1,2개 틀림 ㅋㅋ
좋은글 개추
감사합니당!
스크랩스크랩 감사합니다^^
쌍사러 사랑해여
4번은 사실 역스퍼거면 답의 근거가 너무 많이 보입니다.
- 흑치씨는 백제의 가문: 흑치상지를 알면 판단 1초
- 달솔은 백제의 관등
- 부여융은 백제 의자왕의 아들; 부여씨는 백제의 왕성(last name), 고구려는 고씨임
이래서 동사는 역사 안 좋아하는 사람이 고르면 안 되는 과목이기도 하구요..